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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논쟁]황금비율에 대한 논쟁, 팩트인가? 픽션인가?

세상의 모든 황금비율은 아름답다!


자연의 모습과 음악의 화음, 명화를 보면 일단 눈이 편합니다. 


긴 세월동안 진화해 온 자연현상과 음악, 명화, 유명 건축물들이 완벽에 가까운 구도로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그림이나 사진에서 이 구도를 배우게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황금 비율'입니다. 


황금비율의 역사

디자인의 기초로 여겨지는 황금 비율은 약 2,300년 전 유클리드 원론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황금비는 어떠한 선으로 이등분하여 한쪽의 평방을 다른쪽 전체의 면적과 같도록 하는 분할이다. 즉, 선 AB위에 점 C가 있을 때 (AC)^2=BC×AB 또는 AC:CB=AB:AC가 되도록 분할하는 것이다. 이 비의 값은 거의 1.61803398....:1 또는 1:0.61803398...이 되는데 이것을 황금비라 한다. 황금비는 고대 그리스인에 의하여 발견되었고, 이후 유럽에서 가장 조화적이며 아름다운 비례(프로포션)로 간주되었다. 근대에 이르러 르 코르뷔지에는 황금비를 피보나치(Fibonacci) 수열의 원리에서 착안하여 인체비례와 결부시켜 '모듈(황금기준척)'을 고안했다. '섹숑 도르'라는 이름을 붙인 퀴비슴의 화가그룹도 있다.

<출처 : 위키백과 >



[황금사각형]



오늘날 이 황금 비율의 가장 일반적인 예가 황금 사각형입니다. 이 황금 사각형은 두 변의 길이비가 황금비(1:1.618)을 이루는 사각형입니다. 인간이 볼 때 황금 사각형은 가장 안정적인 사각형입니다. 16:9 라는 HD TV 포멧은 1.7 비율이고 사진의 4;3 비율을 1.3 비율인데 그 중간 형태의 비율이네요.


그런데 우리는 흔히 황금 비율로 사진의 좋은 구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Flickr user Sébastien Bertrand


사진의 기본 구도인 3분할 구도나 나선형 구도도 모두 황금비율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미술을 넘어 건축에서도 이 황금 비율은 많이 사용됩니다.  파르테논 신전, 이집트의 피라미드, 모나리자, 심지어 애플 로고도 황금 비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황금비율은 거대한 음모?


우리 주변에 흔하게 사용되는 완벽에 가까운 비율 황금 비율이 하나의 거대한 미신일 뿐 이라고 하는 주장이 등장했습니다. 


The Golden Ratio: Design's Biggest Myth

패스트코디자인닷컴은 황금 비율은 디자인계의 거대한 미신이라는 글을 소개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키스 데블린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황금 비율은 1.6180339887... 로 계속 이어지는 무리수입니다. 따라서 세상에는 정확하게 황금 비율을 가진 물건이나 물체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우리가 사용하는 아이패드는 3 : 2 (약 1.3)비율이고 HDTV는 16 : 9(약 1.7)로  황금 비율과 유사하지만 똑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황금 비율은 정말 수천 년 전부터 사용했던 것일까요? 이 황금 비율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은 그렇게 오래 된 것은 아닙니다. 현대 회계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수학자인 루카 파촐리 가 1509년에 쓴 <<산술, 기하, 비율 및 비례 총람》라는 책은 로마의 건축가인 비트루비우스가 주장하는 합리적인 비율을 사용한 '신성한 비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술, 건축, 디자인에 대한 책으로 이 책애서 황금 비율의 이론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1799년 마리오 리뷔오가 황금 비율을 설명하는 책을 출판 했는데 이 책에서 루카 파촐리가 말한 '신성한 비례'가 인용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루카 파촐리가 황금 비율 이론을 확립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성한 비율이 황금 비율은 아니였고 이건 오해에 의한 잘못된 내용을 책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해를 하게 된 이유는 루카 파촐리와 친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신성한 비례의 설명을 위한 삽화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다빈치의 그림에는 황금 비율이 숨겨져 있다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이 신성한 비율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그냥 단순한 주장인데 이걸 마리오 리뷔오가 황금비율이라는 솔깃한 단어로 바꿔 놓았네요. 이렇게 마리오 리뷔오가 신성한 비례를 황금 비율로 자의적으로 해석한 책을 통해서 황금 비율은 세상에 퍼지게 됩니다. 


이 이론이 제대로 적립되지도 않는 황금 비율을 맹신하고 자신의 이론을 전개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19세기 독일의 심리학자 아돌프 차이징(Zeising Adolf)은 이론에 대한 철저한 연구도 없는 신성한 비례(황금 비율)을 찬양합니다. 황금 비율은 보편적 법칙이며 구조, 치수, 유기물, 무기물을 넘어 우주에서 개인까지 모든 구성물에 대한 기초적이며 최고의  정신적인 사상이이며 예술과 자연이라는 모든 공간에 아름다움과 안정성을 가져다 주는 비율이라고 허풍에 가까운 생각을 마구 집어 넣습니다.  아돌프 차이징은 사람의 배꼽부터 발끝까지의 거리가 황금 비율인 1.6과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데블린 교수는 인체와 같이 복잡한 것을 측정하는 경우 1.6의 값과 비슷해진다면서 이런 주장을 일축합니다. 또한, 데블린 교수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똑똑해진다는 미신인 모차르트 효과의 19세기 버전이라 아돌프 차이징의 황금 비율에 대한 근거 없는 맹신을 비판했습니다. 


데블린 교수는 지난 몇 년에 걸쳐서 스탠포드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 황금 비율이 실제로 우리가 선호하는 비율인지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실험은 황금 비율을 포함한 다양한 비율의 직사각형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좋아하는 사각형 하나를 선택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만약 황금 비율의 미학의 비결이라면 황금 비율의 사각형을 선택하는 학생이 다른 비율의 직사각형을 선택하는 학생보다 많을 것입니다. 


[기기별 화면의 비율]


캘리포니아 버클리 주립대학의 하스 경영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의 포장박스는 황금 비율인 1.6180이 아닌 보통 1.414 또는 1.732 비율을 가진 직사각형을 선호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황금 비율, 황금 비율 주장을 하지만 황금 비율인 1.6180 비율은 많지 않네요


영화관 스크린 비율이 황금 비율이라는 소리를 들어 봤는데 따지고 보면 황금 비율이 적용된 스크린 비율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황금 비율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비율이라고 설파하고 있죠. 황금 비율에 대한 예찬은 권위자들이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인 접근 보다는 그냥 비슷한 것을 그게 맞다고 주장하는 두루뭉수리한 습관도 한 몫할 것 같네요


바르셀로라 현대 미술관을 설계한 전설의 건축가인 리차드 마이어도 황금 비율을 세상에 설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건축 설계에 황금 비율을 도입했지만 지금은 설계에 황금 비율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다른 유명 현대 건축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인의 한 요소로 황금 비율을 도입할 수는 있지만 건축물 전체를 황금 비율로 설계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비율을 황금 비율로 설계하면 건축물이 너무 단순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논쟁이 이어지는 황금비율!

자연이 내린 선물일까요? 거대한 음모론의 하나일까요?


전 전자에 자꾸 마음이 끌립니다.

이 세상에 이런 신비한 법칙이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